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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임상심리

성격 단점으로 인한 심리적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by sonjit 2024. 10. 20.

우리는 매일 다양한 성격을 소유한 사람들과 마주하며 관계를 맺고 일합니다. 이러한 개성의 차이는 다채로움의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종종 마찰을 일으키며 혼란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적지 않은 사람이 자신과 타인의 성격에 관심을 가지면서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만 가끔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은 사람으로 인해 곤란을 겪기도 하고, 자기 성격의 단점으로 인해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누구나 성격 문제로 인해 심리적 위기를 겪을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이러한 심리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생각에잠긴여성

✼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초창기 심리학은 유대인 학문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데 심리학자 대부분이 유대인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수천 년간 흩어져 살았지만 유대인은 민족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바로 조기교육이 그러한 몫을 담당했습니다. 유대인 부모는 자녀가 5세부터 가정에서 율법을 읽고 배우도록 조기교육에 힘썼습니다. 이러한 유대인의 교육 문화는 다양한 학문에서 꽃을 피웠고 철학이나 종교학과 다른 심리학(정신분석학을 포함)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창시하였습니다. 프로이트는 오스트리아 빈의 유대인 지구에서 살면서 당시 반유대주의 정서가 팽배한 환경에서 유대인 신분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프로이트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1873년에 빈 의과 대학에 입학하였는데, 유대인이 적대적인 환경에서도 존중받을 수 있는 직업이 의사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신을 다루는 특별한 의사가 되었고 인간의 발달단계와 성격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였습니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 이론에서 인간의 발달단계를 5단계로 구분하면서 5세 이전의 경험이 개인의 성격을 결정지으며, 이후에는 정교화될 뿐이기에 이 시기의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유대인의 전통적인 교육과 다르지 않았는데 이후 미국의 유대인 심리학자인 시어도르 밀론(Theodore Millon)도 같은 주장을 하였습니다. DSM 즉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의 초판을 개발한 밀론은 아동기에 부모의 반응이 아동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신경구조에 남아 강화하여 특정 행동 패턴으로 지속되고, 그로 인해 성격이 형성되는 자기 영속화(self-perpetuation) 이론을 제시하였습니다. 이처럼 초기 유대인 심리학자들에 의해 정립된 성격은 아동기에 형성되고 변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 성격은 변할 수 있다.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성격의 일관성을 말하는데 이것은 성격의 안정성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만약 사람의 성격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면 그것은 다중인격을 소유한 사람 즉 해리성 장애자로 보일 것입니다. 또한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 트라우마가 생긴 사람은 이전 성격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은 심리 치료가 필요한 경우입니다.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많은 심리학자들은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딸인 안나 프로이트에 의해 정신분석을 접하게 된 에릭슨은 성격 발달을 유아기에서 노년기에 이르는 8단계로 구분하면서 성격이 자아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는 자아 심리학을 제시하였습니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에 근거한 원초아에 주목한 것과 달리 에릭슨은 목적 의식를 갖는 자아에 주목하였습니다. 많은 디아스포라 유대인이 겪는 혼란처럼 에릭슨은 덴마크 출신의 유대인 혈통이었기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성장했습니다. 그는 사람이 청소년기에 다양한 역할 속에서 혼란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자아정체성의 위기를 잘 극복하면 심리사회적 능력이 향상되고 사회적 친밀감을 형성하게 되어 사회적 덕목을 갖춘 훌륭한 성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에릭슨은 사회적으로 부여된 역할이나 환경에 의해 사람의 성격이 변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인데, 독일의 심리학 교수인 스페트(Jule Spech)는 독일인의 성격 변화 과정을 추적하였습니다. 그녀는 1만 4718명의 사람을 성격검사 한 후에 4년이 지나서 다시 성격 검사를 하였고, 성격이 개인이 경험하는 사건들과 나이에 의해 조금씩 변하며 그러한 유의미한 변화가 노년기까지 이른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이처럼 현대 심리학에서는 성격이 단기적으로는 변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변한다는 주장에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 성격보다는 사회적 태도를 개선함.

표준 국어대사전에서 성격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이나 품성'이라고 정의하며, 성품은 '사람의 성질이나 됨됨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의미상의 소소한 차이를 이용하여 성격은 변하지 않지만 성품은 변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성품은 사회적 태도를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직장에서는 매우 무뚝뚝하거나 차가워 보이지만 막상 친한 친구나 가족들에게는 살가운 태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성격보다 태도는 쉽게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실 대인관계에서 "저 사람 성격은 왜 저래?"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성격이 아니라 태도에 대한 불만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평가할 수 있는 것은 타인의 태도이지 그 사람의 성격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종종 혈액형이나 MBTI와 같은 방식으로 타인의 성격을 재단하거나 이해하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임상심리사는 종합 심리검사 도구로 한 사람의 인성과 성격을 면밀히 검사해도 충분한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판단을 보류합니다. 그러므로 대인 관계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면 판단하기 전에 대화를 해보아야 하며, 직장내 문제를 야기하는 직원이 있다면 직장 내 전문 상담을 받도록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자신이 사회적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도움을 청할 수 있습니다. 국가는 심리적 문제로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사회적 심리치유 프로그램이 보편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성격 단점으로 인한 심리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