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에 관한 일반적인 정의는 '자기를 남보다 못하거나 무가치한 인간으로 낮추어 평가하는 감정'입니다. 이러한 감정이 자기 삶에 전반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면 자칫 자기 멸시로 이어져 위험할 수 있는데, 유대인 철학자 스피노자는 "자기 멸시는 외부의 슬픔으로 인해 자기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슬픔"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더 큰 위기에 빠지지 않고 회복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아들러의 기관 열등감
열등감으로 유명해진 심리학자는 유대인 출신의 알프레드 아들러인데, 그가 말한 열등감은 ⌜신체기관 열등과 심리적 보상에 관한 연구(A study of Organ Inferiority and Its Phychilcal Compensation)⌟라는 책에서 서술한 기관 열등감(Organ Inferiority)입니다. 아들러는 그의 저서에서 사람은 신체 기관에서 생긴 결함으로 인한 열등감을 보상해 줄 수 있는 삶을 추구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아들러는 실제로 서커스 극단에서 활동하는 신체 결함이 있는 배우들이 놀라운 연기를 선보이는 모습을 보고 그러한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들러는 자신의 이론을 몸소 증명하였는데 그는 구루병을 앓아서 4살 때까지는 걸을 수도 없었으며 5살 때에는 폐렴으로 거의 죽을 뻔하였습니다. 프로이트가 구루병으로 인한 신체장애를 가진 아들러를 난쟁이로 비하했을 때 그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는 거인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명언으로 응수하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아들러는 오스트리아의 빈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에 프로이트와 함께 정신분석학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여 학회의 회장이 되었습니다. 이후 아들러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자신을 비하했던 프로이트의 이론을 거침없이 비판하였고 결국 독립하여 자유정신분석학회를 설립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아들러는 신체에 장애가 있기에 열등감을 가진 사람이 오히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우월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는데 실제로 그러한 사례는 매우 많습니다. 일례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는 사지기형 장애인으로 태어나 양손에 손가락이 두 개뿐입니다. 그녀는 손가락 힘을 키우기 위해 6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하루에 10시간씩 연습하는 부단한 노력 끝에 1993년 전국 장애인예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피아니스트로 데뷔했습니다. 그녀가 쓴 일기장에는 이러한 시가 쓰여 있습니다.
나의 모습을 보세요..
나는 손가락이 두 개이고 발가락이라고는 무릎밖에 없어요.
사람들은 나를 몇 번이고 쳐다보고 가요.
나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요?
나는 정말 몰라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손과 발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끔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많이 울기도 해요.
하지만 나는 지금이 더 좋아요.
내가 남들보다 더 잘 웃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를 사랑해요.
내 모습은 다르게 생겼어도 꿈을 가진 마음은 다르지 않아요.
나는 나의 꿈을 향해 달릴 거예요.
영원히...
✼ 아사다 마오의 트리플 악셀
일본의 전 피겨 국가대표 선수였던 아사다 마오가 최근 인터뷰에서 현역 시절 라이벌이었던 김연아 선수로 인해 힘들었다는 심정을 고백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사다 마오는 여자 선수로는 잘하지 않은 트리플 악셀을 자주 시도하였는데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그 기술로 개인 신기록을 달성했지만 결국 금메달은 김연아에게 돌아갔습니다. 당시 아사다 마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전부했는데 아쉽다"며 눈물을 펑펑 쏟기도 하였습니다. 아사다 마오는 이후에도 우승을 위해 노력하였지만 트리플 악셀이라는 고난도 기술에서 번번이 실패하였고 결국 은퇴를 결심하였습니다. 그녀는 은퇴식에서도 김연아에 대해 언급하면서 힘들었던 때가 많았다고 회상하였습니다. 아사다 마오의 트리플 악셀은 김연아를 뛰어넘기 위한 유일한 필살기였지만 오히려 그것은 열등감을 강화하였을 것입니다. 그녀는 18세 때부터 항상 1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달렸고 그러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어느 순간부터 피겨스케이팅이 더 이상 즐겁지 않았는데 은퇴 후에야 비로소 피겨 스케이팅이 좋아졌다고 말하였습니다. 아사다 마오가 얼마나 오랜 시간 열등감으로 고통스러웠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들러의 열등감은 신체 기관의 결함에서 비롯된 열등감에서 외부의 요구나 기대에 못 미쳐서 생기는 사회적 열등감으로 이어집니다. 사회적 경쟁에서 지거나 가족이나 주위 사람의 기대에 못 미치거나 자신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 우리는 열등감에 압도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열등감은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를 앗아가고 오로지 자신의 실패에 매몰되어 정신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 인지행동치료
앞서 언급하였듯이 열등감은 자칫 자기 멸시로 이어질 수 있는데 자기 멸시는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자기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심리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직시하기 때문에 자신을 비하하지도 우월하게 보지도 않습니다. 열등감에 압도되어 있는 사람은 겸손한 태도를 배양할 수 있는데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정신이며,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자신보다 뛰어난 자들이 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말합니다. 겸손한 사람의 눈은 위가 아니라 아래로 향해 있습니다. 아마도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하였거나 자원봉사를 하였다면, 해외에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국가와 지역에 도움을 베푼 경험이 있다면 자신이 얼마나 우월한 사람이었는지 깨닫고 놀랄 것입니다. 아들러는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원하여 일하므로 자기실현을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열등감 극복을 위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의 한 부면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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