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적인 사고란 내가 의식하거나 의도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생각의 흐름에 따라 결론에 이르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종이접기에 사용된 종이를 다시 접으면 접었던 모양으로 접히는 것과 유사합니다. 자동적 사고는 뇌에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현상이지만 그것이 부정적인 면으로 굳어지면 우리의 삶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치유하는 3단계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1) 동창생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A씨와 B씨는 청첩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A씨는 청첩장이 분실되었거나 아니면 소수만 참여하는 스몰웨딩일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A씨는 동창생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를 해주고 자초지종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B씨는 초대장을 받지 못하자 동창생이 일부러 초대하지 않은 것이며, 학창 시절에 그 친구와 다투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기분이 언짢은 B씨는 이후에 우연히 동창생을 만나도 외면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A씨와 B씨의 반응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례 2) 지성씨는 이전 직장에서 권고사직으로 퇴사한 후에 한 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렵게 직장을 구하였는데 업무지침을 알려줄 관리자의 태도를 보고 이전 직장의 동료들과 불편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지성씨는 이번 직장에서도 적응을 잘 못할 것 같고 또다시 해고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매우 경직되게 행동합니다. 지성씨의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요?
1. 자동적 사고를 기록하기
우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든 과거에 일어난 일이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든 끊임없이 생각합니다. 그러한 생각을 혼잣말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대개 기록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자동적 사고가 매사에 부정적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인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종이에 글을 쓰는 것입니다. 1960년대 정신과 의사였던 아론 벡의 인지치료 방법은 일기장에 자신이 생각한 것을 글로 적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생각 속에 숨겨진 고정관념이나 믿음이 드러나고 자신의 생각이 자동으로 부정적인 사고로 귀결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사례 1에서 B씨는 동창생이 결혼식에 자신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학창 시절에 그 친구와 다투었던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자신을 일부러 초대하지 않은 것이라고 자동으로 생각하였는데 그것을 그대로 일기장에 적었습니다. 사례 2에서 지성씨는 새로운 직장 관리자의 태도를 보고 이전 직장에서 불편했던 동료들의 모습이 떠올랐고 그래서 이번 직장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을 그대로 글로 적어 보았습니다.
2. 감정을 분석하기
자동적 사고를 기록한 다음 그때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사례 1에서 B씨는 처음에는 기분이 언짢았는데 이후에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동창생과 다툰 적은 있지만 결혼식에 초대하지 않을 정도로 심한 다툼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B씨는 이런 생각을 하니 연락이 끊긴 여러 친구가 떠올랐고 점차 자신이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고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씨는 이런 감정을 일기장에 적어보았고 그러자 자신의 사고가 매사에 부정적으로 흐른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동창생의 결혼 청첩장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나를 업신여기거나 존중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은 비합리적인 사고임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사례 2의 지성씨도 새로운 직장 관리자의 태도를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것은 이전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서 벌어진 일이 자동으로 떠올라서 생긴 것이지 새로운 관리자가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긴다고 추측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사고임을 인식하였습니다.
3. 합리적인 행동을 찾기
심리 치료 중에 인지 행동 치료는 부정적인 사고로 인해 생긴 감정이 올바르지 않은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사례 1에서 B씨는 동창생과 우연히 만나더라도 외면할 생각을 하였고, 사례 2의 지성씨는 업무 이틀 만에 퇴사할 작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례 1의 B씨는 합리적인 대안을 찾았는데 A씨에게 연락을 한 것이었습니다. B씨는 A씨를 통해서 동창생이 서울이 아니라 먼 지방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에게 청첩장을 보내지 못한 것인데 오히려 A씨가 연락을 해주어서 매우 고마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동창생은 B씨와 다투었던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였습니다. 사례 2의 지성씨는 새로운 관리자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비합리적임을 인식하자 용기를 내어 관리자에게 자신이 업무적으로 알아야 하고 개선할 것이 무엇인지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러자 관리자는 매우 친절하게 지침을 알려주었고 이후에는 베스트 동료가 될 수 있었습니다.
마치면서
대체로 성격이 둔감한 사람보다 예민한 사람에게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가 생기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예민한 사람은 섬세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수 있는데 섬세한 사람은 자신의 사고와 감정, 행동의 비합리적인 면을 찾아내어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사람입니다. 자동으로 사고되는 과정을 글로 적어보고 감정을 분석하며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 행동하는 사람에겐 특별한 심리 치료가 필요 없을 것입니다. 자기 생각에 지배되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을 관찰하고 부정적인 사고의 패턴을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치유하는 3단계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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