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은 최근 언론에서 교제 폭력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호감을 가지고 만남을 이어가는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언어적, 신체적 폭력 등을 말합니다. 매우 행복해야 할 교제 시기에 이러한 끔찍한 폭력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글에서는 교제 폭력을 예측할 수 있는 경고신호와 대응책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강압적 통제
사람이 폭력을 행사하는 주된 이유는 타인을 자기 뜻대로 통제하려는 욕구에서 시작됩니다. 이러한 욕구를 가진 사람이 교제를 시작하면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신체적 폭력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먼저 언어적으로 정서적으로 통제하려고 시도합니다. 이것을 범죄심리학에서는 '강압적 통제'라고 하는데 문제는 사람들이 이것이 심각한 범죄 행위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 보도에 의하면 영국에서 발생한 358건의 살해 사건 이전에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강압적 통제'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여기서 '강압적 통제'란 예를 들면 상대방이 누구와 함께 있는지 항상 확인하거나, 옷차림을 제한하거나, 일방적으로 일정에 간섭하거나, 심지어 상대방이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억지로 그만두게 하거나, 가족이나 친구와 절연하도록 유도하여 고립시키며 결국 가해자를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만듭니다. 더 나아가 "그걸 네가 할 수 있을까? 그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와 같은 말로 모욕하며 자신이 모든 중요한 결정을 대신하려고 하여 상대방을 무가치한 존재로 전락시킵니다. 나중에는 통제에 저항하는 상대방에게 욕을 하며 위협을 가하고 급기야 신체적 폭력으로 이어져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교제 시기는 서로가 상대방의 마음을 얻으려고 정성을 다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만약 상대방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것을 사랑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그는 남성이 여성을 통제하는 것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것도 수용했던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교제 초기에 상대방이 어떤 생각, 어떤 가치관을 가졌는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교제 초기에는 서로가 상대방에게 잘 보이려고 하기에 본래의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상대방이 교제를 지속할 만한 사람인지는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언어 습관은 어떠한지, 누구를 친구로 사귀고 있는지 그들과 나누는 대화는 어떠한지, 주로 어디에 시선이 머무는지, 무엇에 미소 짓고 기뻐하는지, 낯선 사람이나 장애인과 연약하고 하찮은 것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눈여겨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과 데이트하고 집에 돌아와 불편하거나 불쾌한 감정이 주된 느낌으로 남아있다면 그 직감을 무시하지 않아야 합니다. 비록 사소하고 디테일한 부면이 전체를 온전히 보여주지는 않지만 상대방을 파악하는데 많은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 "그건 사랑이 아니야!"
교제 초기에 상대방이 나를 강압적으로 통제하려고 시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슬기롭게 헤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이 그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그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여 상황을 악화시키는 선택을 합니다. 급기야 상대방이 "나와 헤어지면 죽어버릴 거야" 라고 으름장을 놓으면 그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여기고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갑니다. 그러나 희생은 신에게 산 제물을 바치는 말에서 유래한 것인데 이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의 동의어 가운데 하나는 '정성'으로 이것은 상대방을 위해서 기쁜 마음으로 기울이는 노력을 뜻하는 반면에, 희생은 죄의식에 기인하여 두려움이라는 슬픈 마음으로 행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강압적으로 통제하고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연구해 보면 대부분 상대방에게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나와 헤이지면 죽어버릴 거야"라고 협박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렇게 하는 심리적 동기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상대방을 진정으로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버림받을까 두려워서 집착하는 행위입니다. 앞서 서술하였듯이 이런 사람은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성장하였을 가능성이 높은데 그는 어려서부터 항상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트라우마 속에서 살았을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에게 연민이 생길 수 있지만 무엇보다 이런 사람에겐 정신적 상처를 치료할 의사가 필요한 것이지 희생할 연인이 필요한 것이 아님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면서
교제 시기에 강압적 통제를 당하고 있다면 절대 고립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부끄럽게 여기지 말고 가족이나 친구, 믿을 만한 사람에게 즉시 도움을 청하고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의 전문 상담사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심리상담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제 폭력을 예측하는 경고 신호인 강압적 통제와 그 대응책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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