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은 질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데 어떤 이유로 질투심이 생기면 그러한 시시한 감정을 느끼는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거나 질투심을 잘 다루지 못해 좌절하기도 합니다. 만약 결혼생활에서 질투심이 생기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글에서는 질투가 시시하거나 부정적이어서 서둘러 처리해야 할 감정이 아닌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질투에 관한 심리학적 이해
유대교 경전인 타나크를 번역한 기독교 구약성경에는 '야훼가 질투하는 신'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다소 의아할 수 있습니다. '질투하다'에 해당하는 영어단어 jealous는 히브리어 킨아(קַנָּ֔א)를 번역한 것인데 이 단어는 "어떠한 경쟁도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야훼와 특별한 언약을 맺은 이스라엘이 약속을 저버리고 다른 민족의 우상을 숭배하면 즉 배신하게 되었을 때, 언약의 당사자가 겪을 고통을 우려하여 어떠한 경쟁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의미였습니다. 이러한 히브리어의 의미를 담은 질투에 해당하는 영어단어 jealousy는 유대인 심리학자들에 의해 삼자관계로 정의되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질투와 선망(envy)을 명확히 구분하는데 질투는 삼자관계에서 누군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반영하고, 선망은 무언가를 갖지 못했을 때 나도 그것을 갖고 싶다거나 상대도 그것을 잃기를 바라는 감정으로 양자관계에서 적용됩니다. 그러므로 선망과 달리 질투는 제삼자의 개입으로 인해 당사자가 피해를 입을까 염려해서 생기는 긍정적인 감정입니다.
유대인 심리학자들은 질투가 부모와 자식 간에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도 일어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로이트는 정신분석 이론에서 어린아이가 이성 부모에게 품은 욕망이 동성 부모에 대한 질투로 이어진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 생기는 이러한 질투는 갈등으로 작용하지만, 결국 아이들은 이러한 욕구를 무의식에 억압하고 현실적인 자아와 초자아에 해당하는 도덕심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일부 사람들에게 히스테리를 일으킨다고 주장하였는데, 그의 이러한 주장으로 인해 질투가 나쁜 본보기가 되어 대중에게 부정적인 감정으로 각인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심리학자는 질투가 학습되는 행동으로 배우지 않을 수 있기에 질투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도록 권하지만, 정신질환에 해당하는 심각한 감정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심리치료가 필요한 망상장애로 인한 질투심과 정상적인 질투심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깻잎 논쟁
몇 해 전 한국 사회에 깻잎 논쟁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노사연 이무송 부부가 방송에서 두 사람이 여자 후배와 함께 식사하던 중에 여후배가 깻잎을 낱장으로 떼어내지 못하자 이무송이 아래 깻잎을 눌러주었기 때문에 노사연이 화냈다는 사연에서 비롯된 논쟁이었습니다. 이 우스운 논쟁에서 상당수의 여성은 이것을 매너로 여긴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바로 질투는 이러한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정상적인 감정인데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더 합당한 매너일 것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다른 나라로 이주해서 그 나라의 시민권을 얻고자 한다면 가장 빠른 방법은 그 나라의 시민권자와 결혼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외국인이 시민권을 얻기가 매우 어려운데 한국인과 결혼한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그 이유는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는 결혼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 관계로 보기에 특혜를 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결혼은 특별한 계약이기에 결혼 생활의 당사자에게 자칫 고통을 줄 수 있는 행동을 삼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만약 결혼생활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못 할 말을 다른 이성과 은밀히 주고받고 있다면 이것은 마치 동업하는 어떤 사람이 파트너인 자신과 상의 없이 경쟁 회사의 어느 직원과 긴밀히 소통하는 상황과 유사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과 동업을 지속할 수 있을까요? 결혼 관계에서 배우자보다 이성에게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올바르지 않은 행동이며, 배우자가 보이는 질투심은 합당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치면서
대체로 학업적으로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 중에 질투를 수치스럽게 여기거나 질투심으로 인해 자신을 자책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깻잎 논쟁에서 노사연이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결혼이라는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보호하려는 적절한 행동입니다. 질투는 히브리어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어떠한 경쟁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신의 감정에 해당합니다. 2023년 통계청 보고에 의하면 한국의 결혼 건수는 19만 4천 건이었으며, 이혼 건수는 9만 2천 건이었습니다. 한국의 이혼율이 결혼 건수의 50%에 육박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인데 대부분의 이혼은 낭만적인 감정에서 시작된 불륜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결혼 생활에서 질투는 정상적인 감정이자 가정을 보호하는 긍정적인 감정이 될 수 있음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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